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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 여행 3일차(2) - EL과 함께한 힐링 컨셉 기차 여행

by snmi 2019.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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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L이랑 에키동이랑 함께 센즈 역으로

내가 탄 EL 열차

겉모습부터 속까지 정말 오래된 느낌이 물씬 난다. 그리고 창문이 열리는 열차는 처음인 거 같다. 일본인 단체 관광객 때문에 사람이 많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게 많지는 않고, 4인 좌석에 편하게 혼자 앉을 수 있었다. 이제 뚜껑을 열어볼까????

에키벤!!!(¥1200)
눈이랑 입으로 먹는 에키벤... 존맛

열차 여행에서 에키벤을 뺄 수 없지. 덜컹덜컹, 연기를 뿜으며 느리게 가는 EL에서 창 밖을 보며 먹는 도시락은 너무 좋았다. 눈으로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피부로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공간이 주는 특별한 분위기와 해방감을 느끼며 에키벤을 먹었다. 맛있다는 일차원적인 감정보다, 여러 감정이 혼재된 복합적이고 공감각적인 감정이 밀려왔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 너무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EL열차를 촬영하고 손 흔들어 주는 사람들
창문 너머로 찍은 EL열차

신카나야 역에서 센즈 역까지 SL이나 EL열차를 탄다면 왼쪽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자리가 여유로워서 왼쪽, 오른쪽 옮겨 다니며 사진을 찍긴 했지만 나중에 사람이 많이 몰리면 반대쪽 사진을 찍는 게 힘들 수 있다. 그럴 때 오른쪽에 앉으면 산과 풀만 잔뜩 보게 될 거당.

기념품과 음식을 파는 수레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의 새마을호에서 카트를 끌면서 음식을 파는 것처럼 직원이 카트를 끌고 다니며 음식과 기념품을 판다. 또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직원분이 하모니카 연주를 해주시기도 하고, 돌아다니며 승객들에게 철도 승무원 모자를 씌워주고 사진을 찍어 인화해 팔기도 한다(¥1000). 그런데 이때 직원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 게 열차 모양 호루라기. 불면 뿌~뿌~하는 증기기관차 소리가 난다. 실제로 들어보면 너무 귀엽다ㅠㅠ

뿌~ 뿌~, ¥640

그래서 질렀다ㅎㅎㅎ 지금도 집에서 심심하면 한 번씩 분다. 뿌~뿌~ 가격도 착하고 내가 시즈오카에서 가장 잘 산 물건이다ㅋㅋㅋㅋ

센즈 역 도착. 고생했어 EL

오이가와 선의 마지막 역인 센즈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아프트 열차로 갈아탈 수 있다.

 

19. 센즈 역에서 아프트이치시로 역까지, 아프트 열차를 타고

센즈 역
센즈 역 시간표

1시간 22분을 달려서 신카나야 역에서 센즈 역에 도착했다. 센즈 역에 열차 시간표가 있으니 돌아올 시간을 잘 알아놓자. 아프트 열차 타고 산속에 갔는데 막차가 끊긴다면? 정말 답이 없다.

역시 한적한 센즈 역

에키벤을 안 먹었으면 여기서 점심을 먹었을 텐데, 음식점이 다섯 개도 안 되는 것 같다. 심지어 내가 갔을 때는 문 닫은 가게들도 많았다. 구경할 건 크게 없는 환승역이었다. 관광 안내소가 있으니 정보가 필요하다면 들려서 물어보자.

 

아프트 열차

아프트 열차에 탑승했다. 아프트(abt)식 열차라는 말은 우리말로 치상열차(齒狀軌道)라고 하고, 스위스의 산악 등 일반 열차로 오르기 힘든 경사의 지형을 올라갈 수 있는 톱니바퀴식 열차를 말한다. 열차의 옆에 있는 마크를 보면 산과 톱니바퀴가 그려져 있는데, 바로 그 의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아프트식으로 운행되는 것은 아니고, 아프트이치시로 역까지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운행되다가 아프트이치시 역에서, 열차를 밀어주는 추가 열차 칸이 붙으면서 그때부터 아프트 식으로 운행된다.

아프트 열차에서

오늘 열차 여행은 사실 이동과 관광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열차를 타는 게 이동이자 관광이다. 어디로 가서, 무언가를 먹고, 또 어딘가 가서 줄 서는 게 아닌, 몇 시간 동안 그냥 열차에서 가만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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