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2일, 비.
옛날에 RPG 게임을 많이 했었는데, 클래스와 스킬 트리는 언제나 성능 좋은 클래스와 정석 스킬 트리를 선택했다. 독특한 클래스를 선택하거나 나만의 스킬 트리 같은 건 없었다. 신기한 게, 현실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지금껏 좋아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을 택해왔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내 만족을 찾아왔다.
이번 공기업 취직은 그러한 성향의 십분 반영이다. 적성과 성장을 배제한 안전과 안정의 최고봉이다. IT 전문 공기업에, 집에서 차로 25분 거리에, 정년보장까지, 겉으로 보면 흠잡을 데 없는 최고의 조건이다. 최종 합격 발표를 받고 나보다 부모님이 더 좋아하셨다.
이전 직장 퇴사를 하고 나서 나의 가치관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꽤 오랜 시간 고민했었다. 근데 상황은 변해도 성향은 안 변하더라. 도전과 열정은 금방 사그라들었고 월급과 안정을 찾아 다시 회사로 왔다.
그래도 이 선택이 오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정답은 다르고, 내 선택은 지금의 나로서는 정답일 확률이 높다. 다만 아쉬운 건, 서른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공기업에 입사한다는 의미가, 20대의 열정을 덮어두고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입사를 해도 퇴사일기 카테고리는 유지하려고 한다. 나는 미적지근한 현실에 몸담고 도전을 종료하지만, 누군가의 도전에 내 취업 과정이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후기를 쓰고 공부 방법을 정리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작은 도전들이 생길 때 마다 그 과정을 일기로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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