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인천
DAY 2. 헬싱키
DAY 3. 눅시오 국립공원
DAY 4. 헬싱키
4-1. 브런치 in 블락바이딜런
4-2. 수오멘린나 요새 투어
4-3. 핀란드 작별
4-4. 헬싱키-스톡홀름 바이킹라인 seaside premium 후기
DAY 5. 스톡홀름
DAY 6. 스톡홀름
DAY 7. 예테보리, 오슬로
DAY 8. 오슬로
DAY 9. 인어넛쉘 투어
DAY 10. 베르겐
DAY 11. 오슬로
DAY 12. 암스테르담
DAY 13. 인천
4-3. 핀란드 작별
현재 시간 14시 35분, 핀란드에서의 큼지막한 일정들이 모두 끝났다. 18시 10분에 있는 스톡홀름행 크루즈를 타기에는 시간이 좀 남았다. 내 인생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 핀란드... 가만히 앉아 배 시간만 기다릴 수는 없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갈까 말까 하다가 가보지 못한 곳들을 가보기로 했다.
4-3-1. HESBURGER
핀란드 어디를 가나 보이던 헤스버거. 핀란드 투르크에 본사를 둔 핀란드의 패스트푸드 식당이다. 햄버거를 좋아하는(북유럽와서 더 좋아하게 된) 우리는 헤스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음~ 역시 핀란드 햄버거~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익숙한 미국식 햄버거와는 정반대 느낌이었다. 두꺼운 패티, 고기의 육즙, 큰 햄버거 느낌이 아니라 채소와 가벼운 패티, 건강하고 자연친화적인 햄버거, 작고 가벼운 햄버거 느낌이었다. HESBURGER도 그렇고 스웨덴의 MAX Hamburgers도 그렇고 북유럽의 햄버거는 뭔가 아쉽다. 혈압을 높이고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자극적인 정크푸드의 맛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4-3-2. STOCKMANN 백화점
헬싱키의 중심, 가장 핫한 번화가, 기념품 맛집인 스토크만 백화점에 왔다. 사실 크게 살거나 볼거는 없어서 잠깐 들러서 구경하고 화장실만 갔다가 나왔다.
1930년에 개장했다고 하는데 전혀 낡지 않고 고풍스러운 내외관이 인상적이다. 물론 자재들은 수리하고 바꾸긴 했겠지만 그럼에도 너무 고급스럽고 깨끗하고 예뻤다. 새것이 아닌 옛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걸 북유럽 와서 많이, 자주 느꼈다.
4-3-3. Oodi 도서관
헬싱키 첫 날에 왔었던 오디 도서관. 그때는 가이드님한테 설명만 듣고 외부만 봐서 내부가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내부를 구경하러 왔다.
오디 도서관은 그냥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과는 전혀 달랐다. 모두에게 개방된 복합 문화, 자기계발, 업무, 소통 공간과 같은 느낌이었다. 도서관의 적막함도, 책으로 가득 찬 답답함도, 치열한 공부 분위기도 없었지만 대신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의 대화 소리, 다양한 용도의 공간들, 여유를 즐기는 핀란드인들이 있었다.
오디 도서관은 완공되는데 20년이 걸렸다고 한다. 시민들을 위한 시민들의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필요를 취합하고 반영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그 만큼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여러모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설계하는 사람, 시민들의 의견을 받는 담당자, 건축을 책임지는 감리와 공무원, 도서관을 운영하는 관리자 등등 모두.
테라스로 나가면 도서관 앞 광장과 핀란드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국회의사당이 한눈에 보이는 것도, 도서관과 국회의사당이 같은 눈높이에 있는 것도 처음부터 설계된 것이라고 한다. 북유럽의 민주주의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대목이다.
4-3-4. 안녕 핀란드
핀란드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처음 북유럽에 온 설렘, 시원했던 7월의 공기, 어색했던 트램과 낯설었던 음식들, 그리고 너무 친절했던 핀란드의 모든 사람들, 핀란드에 온 지 정말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4일이 흘렀다니... 처음엔 '생각보다 시간이 느리게 가네' 싶었지만 역시나 시간은 또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핀란드 여행은 나를 업 시키는 여행은 아니었다.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짜릿한 액티비티나 즐길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좋은 호텔이나 리조트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도 아니었다. 하지만 '좋은 의미'로 나를 낮추는 여행이었다. 건강한 음식과 자연으로 몸과 마음을 비웠고, 핀란드의 생각과 사상을 배우며 생각을 무겁게 했고, 전혀 새로운 지리와 기후를 겪으며 인간으로서의 겸허와 겸손을 느꼈다.
다음에 오게 된다면, 혹은 다음에 갈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핀란드 여행을 위해 더 알고, 더 공부하고 가라고 조언하고 싶다. 겉만 핥고 사진만 찍고 오기는 아까운 여행지다.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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